미국에서는 V8이 대중적인 엔진이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고급차의 상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V8 이상으로는 V10과 V12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수요는 제한적이다. V8 이상은 상징성의 의미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승용차의 V8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현재로서 V8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메이커는 한정돼 있다. 아우디만 해도 V8 자연흡기를 대체할 목적으로 V6 3리터 수퍼차저를 개발했다. 다운사이징의 트렌드가 V8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V8 엔진을 얹은 미국차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V8은 대중적인 엔진이지만 미국 빅3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GM의 경우 여전히 많은 V8 엔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캐딜락에 올라가는 노스스타는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노스스타는 직분사 V6에 성능에서도 밀리고 있어 차기 유닛의 개발도 불투명하다. LS 시리즈는 콜벳,카마로 등의 스포츠카에 주로 쓰이고 있다. 


포드는 V8이 없다고 봐야 한다. 머스탱 정도에만 V8이 쓰일 뿐 승용차에는 전부 V6가 올라간다. 포드는 이미 V6 에코부스트로 V8을 대체한다고 밝히면서 확실한 다운사이징 계획을 발표한 상태이다. GM, 크라이슬러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포드 역시 당분간은 V8을 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헤미로 대변되는 크라이슬러의 V8은 데뷔 초기만 해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크라이슬러도 V8 보다 연비가 좋은 아래 급 엔진의 개발이 시급하기 때문에 헤미의 후속을 기대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다. 

승용차에서 V8의 입지는 축소돼가고 있지만 여전히 럭셔리 세단의 필수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V8의 보유가 경쟁력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V8 엔진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주요 메이커들의 V8 엔진을 살펴보자. 

아우디 

아우디의 V8 엔진은 4.2리터가 주력이다. BMW와 벤츠가 V8 엔진을 5리터 내외로 상향 조정했지만 아우디는 기존의 4.2리터에 직분사만을 추가해 사용하고 있다. 2002년 뉴 A8과 함께 선보인 4.2리터 V8은 335마력이었지만 2005년 FSI가 더해지면서 350마력으로 출력이 높아졌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내 A6는 2000년식이라 구형 306마력짜리..연비 고속에서 잘 나와서 리터당 7키로. 도심에서 도로막혀서 40키로 이하 속도 주행시 연비 리터당 3키로까지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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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4.2리터는 RS4와 R8에도 올라간다. 두 모델에는 회전수의 한계를 올려 420마력으로 튠업된다. 350마력 버전은 6,800rpm에서 최고 출력이 나오지만 R8에 쓰이는 엔진은 7,800rpm으로 회전 한계가 높아지고 최대 토크가 나오는 시점도 4,500rrpm으로 상향 조정된다. 350마력 엔진은 리터당 출력이 84마력으로 동급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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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BMW는 V8에도 터보를 적용하고 있다. 자연흡기를 고수해 왔던 BMW는 6기통에 이어 신형 V8에도 트윈 터보를 적용해 높은 출력을 뽑아내고 있다. 750i와 X6 등에 사용되는 4.4리터 트윈 터보는 5,500~6,400rpm 사이에서 407마력, 1,750~4,5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는 61.1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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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트윈 터보 V8은 기존의 자연흡기 4.8리터 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출력과 연비 모든 면에서 향상됐고 최대 토크의 수치는 현재의 V12를 능가한다. 리터당 출력은 92.5마력에 이르지만 터보의 튜닝에 따라 더욱 높은 출력도 가능하다. 실제로 차기 M5 등에는 현재의 V10 자연흡기를 대신해 V8 트윈 터보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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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GM의 V8은 LS 시리즈가 유명하지만 캐딜락에 주로 쓰이는 노스스타도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현재의 노스스타 4.6리터는 2세대 전의 스빌부터 현재의 STS까지 사용되고 있지만 타 메이커의 V8에 비해 개량이 늦은 편이다.
(이것도 덧붙이자면 내 STS 엔진. 한번은 라디에이터 호스가 찢어져서 냉각수 누수된적이 있는데 그럴경우 4기통만 움직이면서 공냉식으로 전환되고 정상주행가능해짐. 다만 최고시속 80키로제한에 권장 주행거리는 160킬로미터...그러니까 160키로미터 주행전에 차 고쳐서 타야 한다는 말..무튼 렉서스 V8처럼 조용한 엔진..아우디처럼 경쾌한 엔진음은 아니다. 연비는 음..예상외로 잘 나온 편..고속도로에서 10키로, 도심에서 7키로, 도로막히면 3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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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4.6리터에 320마력과 43.5kg.m의 토크는 업계 평균을 밑돌고 성능 면에서 V6 3.6리터 직분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STS-V 같은 모델에는 배기량을 4.4리터로 줄인 대신 수퍼차저를 달아 출력을 469마력(60.7kg.m)으로 높이고 있다. 

크라이슬러 

크라이슬러는 헤미로 불리는 V8 엔진을 300C와 닷지 차저, 챌린저 등에 얹고 있다. 기본 헤미 엔진의 배기량은 5.7리터로 5천 rpm에서 340마력, 4천 rpm에서 53.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유럽이나 일본에 비교할 때 리터당 출력과 회전 한계는 낮은 편이지만 저회전에서 강력한 토크가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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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푸시로드 타입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인의 취향을 위한 것이지만 국제적으로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상황에 따라 한 쪽 뱅크의 작동을 멈춰 연비를 높여주는 MDS(Multi-Displacement System) 기능도 내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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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 모델에 쓰이는 헤미는 6.1리터로 배기량이 확장된다. 6.1리터 버전은 압축비를 10.3으로 높이고 밸브의 직경을 키우는 한편 크랭크샤프트와 커넥팅 로드도 더 높은 토크에 대응할 수 있는 강화 단조 제품으로 바꿨다. 성능 지향 때문에 MDS도 제거했다. 출력은 431마력으로 리터당 출력이 70마력을 넘고 6리터가 넘는 대배기량 엔진으로서는 고회전을 지향한다. 

현대 

현대는 제네시스와 신형 에쿠스에 4.6리터 V8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의 V8은 구형 에쿠스부터 시작됐지만 독자적으로 개발된 것은 현재의 타우가 처음이다. V8 타우 엔진은 한국 메이커로는 처음으로 워즈 오토가 선정하는 10대 최고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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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에 얹힌 타우 엔진은 배기량 4,628cc에 최고 출력은 366마력/6,500rpm, 최대 토크는 44.8kg.m/3,500rpm을 발휘한다. 리터당 출력은 79마력으로 독일제 엔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거기다 최대 토크가 나오는 시점도 3,500rpm으로 낮은 편이다. 제원상으로 한 가지 모자란 점은 리터당 10.0kg.m을 넘는 최대 토크이다. 최신의 독일 엔진은 리터당 출력이 80마력을 넘으면서도 리터당 토크가 10.0kg.m을 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팔리는 제네시스의 타우 엔진은 연료의 질에 따라 2가지 출력으로 나뉜다. 옥탄가 91 이하의 가솔린을 사용할 경우 363마력, 91 이상일 때는 375마력을 발휘한다. 4.6리터로 375마력을 발휘하는 것은 수치상으로 동일 배기량의 렉서스와 비슷하고 BMW의 4.8리터(367마력), 벤츠 5.5리터(388마력)를 웃도는 성능이다. 차후 직분사가 적용될 경우 더욱 높은 성능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피니티 

닛산의 V8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1965년의 프레지던트에 쓰였던 Y40이 닛산의 첫 V8이었고 이 Y 엔진은 80년대 VH와 90년대 VK로 진화하고 있다. 승용차 중에서는 인피니티 Q45와 M45에 올라가는 VK45가 가장 큰 배기량의 V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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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45 유닛은 VQ에 비해 업데이트가 늦은 편이다. 데뷔 당시에는 상당한 성능이었지만 현재의 340마력(46.0kg,m)은 리터당 75마력으로 크게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VK45는 2단계로 조절되는 흡배기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세계 최초로 밸브를 티타늄 알로이 합금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1,60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토크의 78%가 발휘된다. 

재규어 

재규어의 V8은 1996년 데뷔한 AJ26이 쓰이고 있다. AJ26 유닛은 4.2리터가 주력이며 3.5리터는 판매가 부진해 2007년 단종 됐다. 4.2리터는 XJ와 S-타입에 쓰이고 있으며 자연흡기의 출력은 300마력, R 버전에 올라가는 수퍼차저는 400마력을 발휘한다. 애스턴마틴이 2005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V8은 모두 재규어의 AJ26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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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타타에게 매각되면서 뒤처졌던 엔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동안 개량이 없었던 4.2리터 엔진은 5리터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신형 XK와 XF에 올라가고 있다. 5리터 자연흡기의 출력은 385마력이며 3,50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52.4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5리터 수퍼차저 버전의 출력은 510마력(63.6kg.m)으로 기존의 4.2리터 수퍼차저 보다 월등히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렉서스 

렉서스의 V8은 크게 LS460에 쓰이는 4.6리터(1UR-FSE)와 LS600hL에 5리터(2UR-FSE)로 나눠진다. 여기서 1UR-FSE 유닛은 LS460의 380마력과 AWD의 362마력, GS460의 347마력으로 차별되고 2UR-FSE은 394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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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V8은 밸브 타이밍을 무한히 가변하는 VVT-iE,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동시에 사용하는 D-4S 등의 최신 기술이 망라돼 잇다. 이 때문에 높은 리터당 출력은 물론 토크 밴드도 넓힐 수 있다는 토요타의 설명이다. 380마력 버전은 4,100rpm에서 51.0kg.m, 347마력 버전은 동일 회전수에서 46.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2UR-FSE는 최대 토크가 53.0kg.으로 더욱 높지만 발휘되는 회전수는 4천 rpm으로 소폭 낮아진다.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의 V8은 새로 개발된 5.5리터가 주력이다. 5리터를 대체하는 5.5리터는 4밸브로 다시 태어나면서 출력도 388마력으로 대폭 높아졌다. 5.5리터 388마력은 리터당 70마력으로 평균 수준이지만 더블 VVT와 가변 인테이크 등의 기술에 힘입어 2,800~4,8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 54.1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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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에 올라가는 6.2리터 V8 엔진은 일반 벤츠에 올라가는 V8과는 다른 엔진이다. 6.2리터 엔진은 벤츠의 자회사인 AMG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525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V8만큼은 여전히 자연흡기를 고수하고 있으며 배기량이 V12 보다도 높은 게 눈에 띄는 점이다. 이 엔진은 E63, CLS63, CLK63, S63, ML63 and CL63 등에 쓰이고 있으며 C63 AMG의 경우 457마력으로 디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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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볼보는 야마하가 공급한 4.4리터 V8 엔진을 S80에 사용하고 있다. 이 V8은 완전 알로이 재질에 동급에서 가장 가벼운 V8 중 하나이다. 거기다 일반적인 V8이 90도의 뱅크각을 사용하고 있지만 S80은 60도로 부피를 적게 차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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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0의 V8은 315마력의 최대 출력과 44.9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연속으로 가변되는 VVT와 2 스테이지 인테이크에 힘입어 3,95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토크가 나온다. S80에 쓰이고 있는 V8은 캘리포니아의 초저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한 최초의 V8 가솔린 이기도 하다. 








럭셔리를 표방하는 수많은 승용차가 있지만 12기통 엔진 모델은 그 사치스러움이 남다르다. 12기통 엔진을 얹은 승용차는 손으로 꼽을 정도기 때문에 희소성 또한 높다. 그래서 12기통이 상징하는 화려함은 단순한 편의 장비로는 따라올 수 없는 것이다. 현재 12기통 엔진의 승용차는 거의 독일 메이커만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고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도 BMW와 폭스바겐의 도움을 받아 최신 유닛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성능으로만 본다면 V10 또는 V8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12기통은 숫자가 주는 위압감이 있고 그 상징성에서 확실하게 차별화 된다. 그래서 12기통 엔진을 얹은 차는 항상 주목을 받고 유행에도 민감하지 않다. 모델 체인지도 늦은 편이어서 30년이 넘은 BMW의 V12는 이제 3세대에 해당된다. 

재규어는 1972년 5.3리터 V12 엔진의 XJ12와 1975년의 XJ-S를 내놓은바 있고 1993년에는 6리터 사양의 V12 엔진을 운영했지만 곧 단종 했다. 토요타는 1997년 센츄리에 DOHC 방식의 5리터 V12(1GZ-FE)를 선보였고 이는 아직까지도 유일한 일본제 12기통 엔진으로 남아있다. 

현대적인 승용 12기통 엔진의 시작은 1987년에 나온 BMW의 V12이다. 750il에 첫 선을 보인 5리터 V12는 승용차로서는 처음 올라가는 12기통 엔진이었다. 럭셔리카 시장에서 벤츠 보다 후발 주자였던 BMW는 이 V12 엔진을 내놓으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당시만 해도 12기통 엔진은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몇몇 수퍼카에만 국한된 것이었기 때문에 승용차에 V12 엔진을 얹는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BMW의 첫 V12 엔진은 SOHC 방식에 5리터의 배기량으로 300마력의 출력을 발휘했다. 비슷한 시기의 포르쉐 911이 250마력 내외였으니 승용차로서는 넘치는 힘으로 평가받았다. BMW에 자극받은 메르세데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DOHC 방식의 V12 엔진을 600SEL에 얹어 BMW에 응수했다. BMW도 V12 엔진의 배기량을 5.4리터로 늘린 326마력 버전을 750il과 850에 얹었다. 

두 회사의 V12 경쟁은 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소강 상태였다. BMW는 V12 엔진의 850을 단종 했고 벤츠도 400마력 이상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BMW와 폭스바겐이 차례로 12기통 엔진을 내놓고 벤츠가 트윈 터보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때부터 승용 12기통 엔진은 완전히 독일 메이커의 전유물로 변했고 현재까지도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와 다른 것은 터보가 접목되면서 BMW도 본격적으로 출력이 높아진 것이다. BMW는 메르세데스와 비교 시 출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V12만은 자연흡기의 한계 때문에 한수 접고 있었다. 하지만 진보적인 트윈 터보 시스템에 힘입어 V12의 출력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우디는 Q7과 R8에서 예고된 것처럼 업계 처음으로 12기통 디젤을 선보일 태세이다. 

아우디 

아우디는 Q7과 R8에게 V12 TDI를 올리면서 사상 최강의 디젤 엔진을 예고하고 있다. V12 TDI가 올라간 Q7이나 R8은 그 시도 자체가 대단한 것이어서 공개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바 있다. 현재는 차기 뉴 A8에 V12 TDI 엔진이 올라간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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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TDI의 출력은 500마력, 최대 토크는 1,750~,3000 rpm의 넓은 구간에서 102.0kg.m으로 발휘한다. 이 엔진이 올라간 R8은 0→100km/h 가속을 4.2초 만에 끝내고 최고 속도는 300km/h를 넘어선다. 반면 연비는 미국 기준으로 11.9km/L에 달한다. 부피가 큰 V12 디젤 엔진 때문에 발생하는 단점은 트렁크 공간이 좁아지고 중량이 약 100kg 정도 늘어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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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2 TDI는 르망 24시를 석권했던 R10 TDI의 기술이 대거 채용됐다. 뱅크각은 60도를 채택했으며 대부분의 부품을 흑연 합금으로 제작해 일반 주철 보다 무게를 15% 줄였다. 엔진의 전장도 684mm로 컴팩트하다. 커먼레일의 최대 분사 압력은 2천 바에 달하며 체인으로 구동되는 고압 펌프와 맞물린다. 또 1회전당 5번의 연료를 분사하는 피에조 인젝터가 엔진의 효율을 더욱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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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터보는 V 뱅크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 지오메트리가 달라진다. 트윈 터보의 최대 부스트는 1.6바에 달한다. 변속기는 V12 TDI의 최대 토크에 맞게 특별히 설계된 6단 팁트로닉이 기본이다. 

BMW 

최근 BMW의 행보에서 예고됐듯이 신형 V12 엔진 역시 자연흡기에 트윈 터보로 형식이 바뀌었다. 신형 V12는 최신의 터보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출력 면에서도 벤츠 S600을 능가하고 최대 토크의 발생 시점은 디젤 수준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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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신형 6리터 V12 엔진에는 750i의 V8 엔진과 동일한 트윈 터보 시스템이 적용된다. 출력은 544마력/5,250 rpm, 76.5kg.m의 최대 토크는 단 1,50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발생하고 5천 rpm까지 고르게 발휘된다. 배기가스 기준은 유로 5와 미국의 ULEV II를 만족한다. 

이 엔진이 올라간 760i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6초에 불과하지만 연비는 7.74km/L로 출력이 100마력 낮은 구형 보다 4.5%나 좋다. 변속기도 ZF의 신형 8단 자동이 첫 선을 보인다. 기어가 2개 늘어났지만 신형 8단은 기존의 6단 보다 전체 사이즈가 줄어들었고 부품 수의 증가는 소폭에 그친다. 반면 변속 시간은 더욱 빨라진 것이 특징이며 연비는 6단 보다 6%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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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새 트윈 터보 시스템은 트윈파워 터보로 불린다. 트윈파워 터보는 V8부터 X5, X6 M, 그리고 760i의 V12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연소실에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HPI(High Precision Injection)부터 BMW가 자랑하는 더블 바노스까지 현존하는 엔진 기술이 망라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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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각은 60도로 진동을 완벽하게 잡아냈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또 엔진을 이루는 대부분의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의 증가를 최소화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보어×스트로크는 89×80mm의 숏스퀘어 방식이며 압축비는 터보 엔진으로는 상당히 높은 10.0:1이다. 피에조 인젝터의 압력은 200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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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바노스는 스로틀의 펌핑 로스를 줄여 엔진의 효율을 더욱 높여주는 부분으로 캠샤프트의 듀레이션을 무한대로 조절한다. 또 엔진의 리스폰스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오일의 원활한 윤활을 위해서는 별도로 오일 레벨 센서를 추가했다. 

이 V12 트윈 터보는 롤스로이스 고스트에는 6.6리터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다. 고스트에 올라가는 V12 트윈 터보의 출력은 5,250 rpm에서 570마력, 79.4kg.m의 최대 토크는 1,500 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발휘된다. 이 엔진이 올라간 고스트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변속기도 ZF의 8단 AT가 기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는 싱글 캠 3밸브를 도입하면서 출력 경쟁과는 무관한 모습을 보였다. 90년대 중반부터 도입한 3밸브는 높은 리터당 출력 보다는 배기가스 저감과 저속 토크에 더 중점을 둔 선택이었다. 그래서 과급도 보다 반응이 자연스러운 수퍼차저를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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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이바흐에 첫 선을 보인 V12부터는 본격적으로 터보를 도입해 높은 출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의 V12 트윈 터보는 한 쌍의 KKK 터빈과 대용량 인터쿨러를 적용하면서 단조 처리된 커넥팅 로드와 강화 크랭크샤프트를 더했다. 또 내구성 향상을 위해서 엔진 블록도 한층 두터워졌다. 

터빈의 최대 부스트는 마이바흐가 1.2바, 500마력의 S 600은 1바였다. 마이바흐에 첫 선을 보였던 V12 트윈 터보의 출력은 550마력, S600은 500마력으로 출시 당시에서는 동급에서 가장 강한 힘을 자랑했다. 대배기량 엔진에 트윈 터보가 접목되면서 얻는 가장 큰 이익은 바로 최대 토크이다. 81.6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가 1,800~3,5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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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뱅크각은 60도로 크랭크케이스는 주조 처리된 알루미늄 재질. 실린더 헤드 커버는 경량의 마그네슘, 실린더 라이너는 경량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커넥팅 로드도 높은 토크를 견딜 수 있게 고강성 단조제를 적용했으며, 피스톤 역시 단조 제품이다. 캠샤프트는 속이 빈 중공 타입, 크랭크샤프트도 단조 처리된 스틸을 적용했다. 

엔진의 무게는 단 270kg으로 BMW의 구형 V12 자연흡기 보다 10kg 가볍고 S600에 올라간 트윈 터보 엔진은 263kg으로 더욱 무게가 줄어든다. 부분 변경된 S600에는 517마력(84.6kg.m/1,800~3,500 rpm) 버전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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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V12의 최강 버전은 S 65 AMG와 SL 65 AMG에 올라가는 6리터 612마력 버전이다. 612마력 버전의 최대 토크는 101.8kg.m에 달한다. 최대 토크는 제한을 해제한다면 122.2kg.m이지만 드라이브트레인의 내구성을 감안해 낮춘 것이다. 트윈 터보의 최대 부스트는 1.5바이다. 

단 1천 rpm에서 발휘되는 최대 토크는 58.0kg.m, 1,500 rpm에서는 76.4kg.m일 정도로 낮은 회전수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 엔진이 올라간 S 65 AMG는 0→100km/h 가속을 4.4초 만에 끝낼 정도로 빠른 순발력을 자랑한다. 최신 모델은 이전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얹었지만 연료 소모와 CO2 배출량은 3%씩 줄어들었다.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W12라는 독특한 레이아웃의 12기통 엔진을 선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의 12기통은 W 레이아웃에서 비롯되는 컴팩트함이 가장 큰 무기로 실린더 뱅크 각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13×715×710mm에 불과해 일반적인 V12 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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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12 엔진은 폭스바겐 최초의 럭셔리카인 페이튼에 가장 먼저 올라갔다. 초기 버전의 출력은 420마력이었지만 차후 A8처럼 450마력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59.0kg.m의 최대 토크는 2,300~5,300 rpm의 넓은 구간에서 발휘된다. 

W12의 약점 중 하나는 뱅크각이 좁은데 따른 윤활과 냉각이 힘든 것이다. 폭스바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웨트 방식의 섬프 윤활 방식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크랭크샤프트가 체인을 움직여 직접 오일 펌프를 구동하는 것으로 오일 압력을 상황에 따라 가변시킬 수 있다. 알루미늄 크랭크케이스와 실린더 벽도 특별 강화 처리했으며, 밸브 커버도 마그네슘으로 제작했다. 연소실의 점화 순서는 1-12-5-8-3-10-6-7-2-11-4-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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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W12 엔진은 페이튼과 A8을 시작으로 벤틀리의 컨티넨탈 GT와 플라잉 스퍼에도 올라가고 있다. 벤틀리에 올라간 W12 트윈 터보는 모델에 따라 단계적으로 출력이 높아지고 있다. GTC 스피드 컨버터블은 600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돼 벤틀리의 오픈 보디 중에서 최고 출력을 자랑한다. 최대 토크는 76.5kg.m으로 늘어났으며 1,700~4,5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 발휘된다. 일반 스피드에는 610마력 버전이 올라간다. 

그리고 올해 공개된 컨티넨탈 수퍼스포츠는 출력이 630마력까지 높아진다. 최대 토크는 81.6kg.m으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1,7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온다. 높아진 출력에 힘입어 0→100km/h 가속을 3.9초 만에 끝내고 최고 속도는 329km/h로 높아졌다.